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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기생충 리뷰 ‘자본주의 팩트 폭행 영화’

영화 기생충 리뷰

기생충, 리뷰가 망설여지는 영화

봉준호 감동이 칸 영화제에서 황금 종려상을 탔다는 소식을 접하고 기를 쓰고 졸린 데도 봤고 보자마자 영화를 보고 리뷰를 쓴다~쓴다 한지 벌써 1개월이나 지났다. 바뻐서 일수도 있지만 사실 어떻게 써야 할 지 감도 잘 안 오고 괜히 기분 나쁜 이 뒤끝 장렬한 느낌은 또 뭔지... 여러 가지 핑계가 많지만 정답은 역시나 어떤 시점으로 리뷰를 써야 할지 헷갈리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고 본 사람마다의 해석은 다 제각각 이겠지만 한가지 공통된 것이 있다.

 

바로 기분 나쁨, 찝찝함이다. 이 찝찝함을 봉준호감독이 노렸다면 그야말로 제대로 성공했다. 그러나 그 시점에서부터 이 영화는 모호한 영화가 되어버린다. 그래 당신이 원한대로 기분이 많이 찝찝한데... 그래서 뭘 말하고 싶은 거야? 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그것을 나 나름대로 해석해서 내 뱉어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되기에 리뷰쓰기가 망설여졌다는 이야기다. 왜? 오롯이 분리된 관객이 아닌 감정이입이 이미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어찌됐던 리뷰를 시작해보자

 

영화 기생충의 스토리 요약

아직 안본 분들도 있을 수도 있으니 짤게 스토리를 소개하고 넘어가자. 스토리는 간추리면 이렇다. 오늘과 내일이 어떻게 변하는지 앞날을 알 수 없는 캄캄한 지하에 사는 일명 시민? 하층민 가족이 어느 날 우연한 기회에 아들이 부잣집에 사기로 취업을 하면서부터 그 속에 일하는 사람들까지 내 쫓으면서 하나씩 부잣집에 취업하여 그 집의 일원이 되고 잠시 착각을 하며 선을 넘는 상상을 하다 결국 넘을 수 없는 벽을 느끼며 급 기하 살인의 추억을 시전하며 다시 본래의 어둡고 내일을 알 수 없는 자신이 있던 곳 지하로 돌아간다는 뭐 그런 슬픈 오늘날의 자본주의 시대 자화상을 그리고 있다.

 

악한 캐릭터도 없는데 기분 나쁜 영화

기생충 영화 류의 영화는 상당히 많다. 자본주의의 어두운 면을 그리고 나름의 보이지 않는 벽을 쌓고 결코 넘어갈 수 없는 한계를 서로가 느끼며 좌절하는 뭐 그런 류의 영화들 말이다. 그런데 이 기생충이라는 영화가 다른 이유는 자본주의 상류층 사람들과 그 밑에 존재하는 대다수의 사람들과의 관계나 그들 간의 벽을 누가 그었는지 혹은 엘리트주의에 입각하여 지배층이 선을 긋고 못 올라오게 막는다든지 하다못해 소위 지배층 내면에 자리잡은 속물 근성 뭐 그딴 걸 그리지 않고 잘사는 사람들에게 기생하여 살아가는 바로 우리, 나에게 질문을 다이렉트로 던진다는 것이다.

 

영화에서 잘사는 사람으로 나오는 박사장의 대사에서 알 수 있듯 기생충으로 대변되는 사람들의 범주는 몇몇을 제외한 거의 모든 대다수의 사람들을 포괄적으로 암시한다. 김기사 기택 (송강호)에게서 나는 냄새를 어디서 맡아봤을 까 추리하는 과정에서 지하철에서 나는 냄새라고 한 것은 아마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그렇기에 영화가 우리에게 질문을 던졌을 때 우리는 객관적일 수 없고 기분이 나쁜 것이다.

 

 

영화 기생충에 나오는 선과 악이 없는 너와 나의 캐릭터들

영화 기생충 캐릭터 기택

이 영화에 나오는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나쁜 애들이 없다. 다시 말해 빌런이 없고 그렇다고 착한 주인공도 없다는 말이다. 다만 캐릭터들은 하나씩 모두 우리가 현실에서 마주하는 영화 속 상황을 인정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도구로 사용되는 느낌이다. 먼저 주인공 기택 (송강호) 자본주의 사회에서 실패를 맛본 무기력한 중년으로 대변되는, 계획이란 것이 없는 사람으로 나온다. “무계획이야 말로 실패할 일이 없는 완벽한 계획”이란 대사를 듣고 동감하지 않을 중년들이 몇이나 되랴.

 

이야기의 출발과 끝에 서있는 기택의 첫째 아들 기우(최우식)는 어떤가 아버지와는 다르게 뭔가 계획이란 걸 가지고 기를 쓰고 위로 위로 올라가고 싶어한다. 새로운 삶을 열망하지만 넘을 수 없는 선에 부딪치고 넘는다 해도 자신은 이물감 가득한 이방인임을 느끼는 지금의 젊은 이들을 대변한다. 딸 기정 (박소담)도 이는 마찬가지다. 엄마 충숙 (장혜진)과 문광 (이정은)은 어떠한가? 일단 말하기 전에 이들의 연기력에 박수 한번 치고 싶다. 이정은 정말 연기 잘한다. ㅋㅋㅋ

 

이들 아줌마, 엄마, 중년으로 말할 수 있는 여성들은 지하에 사는 입장이면서도 서로 선을 긋고 그 속에서 또 잔인하게 구는 우리의 모습을 투영하고 있다. 남편이 지하에 숨어 살고 있는 것을 봐달라고 하소연하던 문광이 기택 가족의 정체를 알고 바로 돌변하여 협박하는 장면을 보며 씁쓸했던 기억이 난다. 사실 엘리트라 말할 수 있는 상류층을 대변한 박사장(이선균)과 연교(조여정)은 이 영화에서 가장 잘못? 이란 걸 안 한 착한 사람들이다. 누굴 해하지도 않았고 분명 무시하고 비하하는 생각은 하지만 입 밖으로 내뱉지도 않고... 뭐 딱히 잘못한 건 없지만 죽임을 당한다.

 

이들이 대변하는 것은 상류층의 서민들을 향한 폭력이 아닌 선을 긋고 그 선을 넘는 모습을 자신들 스스로 하지 않기 위해 발버둥 치는 가식이다. 마지막으로 박사장과 연교의 아이들 다송이와 다혜는 풍요 속에서도 결핍된 존재들로써 결국 머지않아 자신의 아버지와 엄마처럼 그 결핍을 가식으로 채울 것이라는 씁쓸한 되풀이를 상징한다고 보여진다. 말이 길어졌는데 아무튼 이들 중 악역은 딱히 없다. 악역이라면 모두가 느끼지만 딱히 눈에는 보이지 않는 냄새처럼 우리를 감싸고 있는 현대 자본주의 시스템 정도?

 

기생충은 뭘 말하고 싶은 걸까?

봉준호 감독님!! 그래서 감독님은 뭘 말하고 싶은 건가요? 봉준호 감독을 만난다면 꼭 물어보고 싶다. 이 영화에서 봉감독이 현대의 보이지 않는 계급과 그 안의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에 대한 다소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을 하는 것 까진 좋았는데 그 다음 감독의 의견이라는 게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설국열차에서는 사회 유지 시스템이라는 것에 대한 어찌 보면 당신들이 보는 일방향 적인 선악의 사고는 치명적일 수도 있다는 감독의 메시지를 느꼈고 최근 작품 옥자에서는 자본주의 시스템이 그지 같지만 그 안에서 그래도 인간성을 잊지 말자는 뭐 그런 따뜻한 메시지도 느껴졌다.

 

그런데 이 기생충은 정말 모르겠다. 굳이 말하고자 한다면 자본주의 시스템 안에서 선을 긋는 다는 것은 어쩌면 우리 스스로 일지도 모르고 누구나 다 박사장이 될 수도 있고 기택이 될 수도 있다. 그 안에서 잔인하게 선을 긋는 것은 니들 자신이다! 뭐 이정도? 하... 하지만 좀 부족하다. 아무리 열린 결말이라지만 그럼에도 저 무지개 언덕 너머 어딘가엔 요정이 살고 있을 수도 있다는 정도의 희망이나 방향성은 줘야 하지 않는가? 하지만 영화 기생충은 우리에게 너희들이 기생충이고 너희들이 선을 긋고 너희들이 가식적인 박사장이며 희망을 없애는 것도 너희들이다라고 말하고 끝내버리니.... 희망은 커녕 리뷰를 쓰기 싫을 정도로 무기력하게 만들기만 하는 것이다.

 

영화 기생충 리뷰 결론

 

영화 기생충 리뷰 결론!

나름의 결론을 내려봐야겠다. 뭐 봉감독은 힌트를 주지 않으니... 이 영화의 엔딩에 주목하자. 기택은 살인을 저지른 후 지하에 스스로 들어가 하루 하루를 버티며 그가 말한 것처럼 무계획, 아무 비전(정말 빛도 없는) 그곳에서 살아간다. 그리고 아들에게 답을 받을 수 없는 편지만 모스부호로 날려대며 살아간다.

 

영화는 왜 그런 장면으로 끝을 맺으려 한 걸까? 우리에게 이젠 어쩔래?라는 질문을 하려고 한 것 아닌가 싶다. 정말 정말 실낱 같은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과 안주하자면 안주할 수도 있는 그 어두운 지하실... 우리 모두는 결국 기택의 상황이 아닌가? 이 글을 읽는 각자가 모두 이것에 대한 답은 다르리라 생각되는데 나의 이야기를 하자면 그래도 기택보다는 기우가 되자는 것이다. 둘 다 같이 다시 지하실로 돌아갔지만 기우는 그래도 위로 올라가겠다는 꿈을 꾸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하에 살던, 그 대저택 1층에 살던 우리의 정신이 내일을 포기한다면 그곳은 그 어디가 됐던 빛이 없는 캄캄한 지하가 될 테니 말이다.

 

봉준호 감독 장편 영화 리스트 (시간 나면 정주행 해보자)

1996     맥주가 애인보다 좋은 일곱가지 이유         각색,연출부

1997     모텔 선인장       조감독

1999     유령     각본

2000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편집팀

2000     플란다스의 개    연출, 각본

2003     살인의 추억       연출, 각본

2005     남극일기 각본

2006     괴물     연출, 각본

2009     마더     연출, 각본

2013     설국열차 연출, 각본

2014     해무     각본, 제작

2017     옥자     연출, 각본, 제작

2019     기생충   연출, 각본

 

신세기 정기수 영화 이야기 '기생충 리뷰' 끝